사소한 것을 돌아보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는 스스로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모르기 때문에 피상적인 것을 세우면 될 줄 알고 따라가다가 서서히 무너진다. 인생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위해 우리는 쉼 없이 달려가지만 그러는 사이에 나를 지탱해주던 것들이 하나둘 사라져 목적만 남는다. 우리 삶이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돈을 벌기 위해 인생을 거기에 맞추다 보면 가족, 자신의 삶,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파괴된다. 보호 구역에서 안전하게 보존되어야 할 ‘나만의 정서’가 사라지고 휘황찬란한 물건들로 대체된다.
내 삶을 가꾼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하루 세끼를 정성껏 먹고, 빨래나 청소같은 일상이 잘 돌아가고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을 해내며 기대감이 생기는 일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정서를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모른다. 회사가 바빠서, 급한일이 있어서, 중요한 일을 지금 멈출 수가 없어서 우리는 일상을 찌그러뜨려 작게 만들어 놓고는 정상인척 한다.
망가진 텃밭을 다시 일구는 것은 누가 대신해주지도 못 한다. 온전히 시간을 내어 천천히 경작해야 한다. 자연도 복구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마음도 그렇다. 서서히 하나씩 하나씩 복구를 해야한다. 시간이 걸려도 이걸 꾸준하게 해내자. 우리 마음은 삶의 안정감을 항상 먼저 인식한다. ‘내가 이런 걸 해냈어!’라는 자부심이라기 보다는 ‘내 삶은 잘 되어가고 있어’의 첫 단추를 꿰는 것이다. 삶은 대신 가꿔줄 수 없고 물건으로도 채울 수 없으며 내면의 풍성함이 스스로 싹을 틔우고 자라도록 오래도록 가꿔야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청소하고 정리하여 삶의 기반을 세우면서 조금씩 안정감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2022년 8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