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슨 일을 언제 어떻게 나눠서 해야 효율적인지 도대체가 모르겠다는 거였다. 혼자서 하다보니 언제나 일은 산적해있고 일은 정리가 안 되고 마무리 되는 일은 없고 모든 일이 별 다섯개의 급한 일이었다. 왜 그런지는 안봐도 뻔한데 일을 하다가 미처 다 끝마치지 못하고 다른 일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흔한 상황 외에도 급한 일을 동시에 몇개를 처리해야 한다거나 마무리 했던 일이 허술하게 끝나서 다시 되돌아 오기라도 하면 일이 엉망진창이 되기 일쑤다.
일이 겹겹이 쌓여 뭘 해야할지 모를 때 우선은 손에 잡히는 일 하나를 끝내놓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각개격파로 하나씩 일을 정리한 다음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일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인지를 말이다.
첫 번째로 어찌됐건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충 하다 중간에 흐지부지 되는 경우도 많고 갑자기 밀고 들어온 다른 일 때문에 방금하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겁내 처리만 하다가 며칠 후 다시 생각나면 또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하다마는 일이 몇개 쌓이면 이게 몇겹으로 중첩되어 다시 돌아오게 되는데 시점이 겹치기라도 하면 난리가 나게된다. 일의 수준도 떨어지고 마무리도 못 하게 되고 스트레스도 많이 쌓인다. 그래서 어느 하나 일이 끝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죽어라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게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로 일을 마무리 할 때 어느정도 ‘수준을 높여서’ 마무리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럴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관계된 사람들간의 협의가 잘 이루어져 어느 누구도 문제없게 OK를 받아두어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실력을 높여서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일을 마무리 지을 때 다시 진행해야 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여러번의 수정을 거쳐야 하는 일이라면 일의 마무리를 몇 회 이상의 수정 이후라고 못을 받아두는 게 좋다. 물론, 일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수정이될 수도 착각해서 일이 잘못될 수도 있는 법이니 다시 돌아올 수는 있지만 어느정도 완성되었던 일과 하다만 일을 다시 만질때 차이는 현격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전자가 무조건 빨리 끝난다. 그러니 수월하게 일을 잘 해내려면 대충 후려갈기듯 해서는 안 되고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일을 완성시켜두어야 한다.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세 째로 일을 완성할 때 어느정도에서 마무리를 해야할지 결정해 두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 때문인데, 일주일 혹은 몇주씩 걸리는 긴 프로젝트를 할 때는 현재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 어느정도까지 하다가 마무리를 지을 것인지 결정해 두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 일 하나가 모든 일을 집어삼킬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나 여력을 마련해 두는 조치를 하는 것이다. 혼자서 일을 할 때는 롱런이기 때문에 체력안배부터 시작해서 여유 시간을 마련하고 점검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생각할만한 여유 시간 없이 일만 하다보면 소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를 얼마나 정교하게 가다듬고 계획을 세우는지에 따라서 업무 진행의 성패가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여러 단계의 산이 있고 그 속에도 자잘한 디테일 업무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일이 하나라도 잘못되거나 순서가 엉키면 일을 다시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다음번엔 장기 프로젝트를 할 때 주의점 몇 가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물론 1인기업으로서 말이다.
(2020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