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좋아하는 일과 잘 하는 일 사이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좀 더 자기답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다울수록 남다르게 살 수 있고 그래야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회에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는 것은 ‘잘 하는 일’입니다. 개인의 능력이죠.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강점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실력이 없으면 대중은 선택하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선택의 기준은 누가 더 일을 잘 하느냐, 그래서 누구의 상품이 더 좋으며, 더 값어치가 있으며 더 서비스가 좋으냐로 평가됩니다. 사람들은 이걸 퉁쳐서 그냥 실력(능력)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잘 하는 일이란 ‘교환의 가치’가 생길 정도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말합니다. 일을 잘하면 월급을 주고 고용할 만큼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죠. 내가 만든 상품을 판매한다면 사람들이 구매하고 즐거워해줄 수 있는 좋은 상품을 만드는 사람인 것이고요. 그래서 그게 무슨 일이든 ‘잘’ 해야만 사회속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은 뭘까요. 좋아하는 일이라고 하면 자신이 호감을 가지고 오랜시간 에너지를 쏟아도 매번 좋고 즐겁고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그게 돈이 되건 아니건 상관은 없습니다. 사회적인 관점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교환의 가치가 별로 없다면 그냥 취미 수준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싶은데 엄청 못 그린다? 사진을 찍어주려고 하는데 결과물이 별로다? 그렇다면 대중은 돈 주고 사지 않을겁니다. 자신의 결과물을 돈 주고 구매할 만큼의 교환 가치가 높아지면 그때부터는 잘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덕업일치라고 하죠. 이렇게 일 하면 정말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규모가 생기고 사람들과의 거래와 교류가 생기면 의무로 해야하지만 하기 싫은 일들도 아주 많이 따라오게 됩니다. 사업이란게 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하면 좋아하는 일 한 가지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좀 더 폭 넓은 시야를 갖는 게 좋습니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으로 도표를 그리면 (비약이 좀 있습니다만) 4분면이 만들어집니다. 1.잘 하면서 좋아하는 것, 2.잘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것, 3.잘 못하지만 좋아하는 것, 4.잘 못하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것. 이렇게 말이죠. 4번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1번의 고민은 삶을 영위하기에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느냐 없느냐이고 2번은 이 일을 계속 해야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이며 3번은 좋아하는 일로 실력을 높일 수 있느냐 일 것입니다. 꽤 단순하죠? 하지만 삶의 고민 상당수가 여기에 속합니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잘 하는 일’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관점이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는 사람마다 선택이 달라집니다. 1번이 도덕적으로 옳다는 사람도 만나보았고 2번을 선택해서 즐겁게 잘 사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선택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뭘 원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1번을 잘 하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타입입니다. 제가 기타를 치고 가르치는 것은 2번에서 1번으로 옮겨간 케이스 입니다. 그렇다고 기타 치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가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책 읽고 글쓰는 걸 기타치는 것보다 더 좋아합니다. 그러니 저는 평범했던 기타 실력을 연습으로 잘하게 된 경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는데, 기타를 계속 치다보니 이제는 음악듣고 기타치는 게 좋아졌습니다. 사람마다 다르므로 본인 스스로가 자신이 어떤지를 잘 살피고 준비해야 합니다.
뭐든 잘 하게 되려면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쏟고 실력을 정비해야 합니다. 눈탱이치는 얕은수로는 통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을 때까지 연마하시고 거기에서 생기는 부가적인 일들을 감당해 내세요. 그래야 비로소 출발점에 설 수 있습니다.
(2021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