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으려면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사업으로 확장할 수완이 자신에게 있는가?

  1.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에 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고싶다. 남들보다 많이, 치열하게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자신에 대해서 어느정도 감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닥쳤을 떄, 무슨 일이 생겼을때나 허겁지겁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 정도의 얕은 생각으로 찾아지는 것도 되는 것도 아니지만, 계기가 되기는 한다. 그리고 다들 어떤 계기로 인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은 아이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말로는 “어떨때 행복을 느끼는가”, “어떨때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가” 정도가 있다. 이런 것들은 사실 하나의 좋아하는 상품, 혹은 아이템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노는 걸 좋아해요.”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요.” “음악을 좋아해요.” 정도의 답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조금 더 구체적이고 일반적이면서 변하지 않는 자신의 내면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노는거라면 어떤 관계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지, 노는것이 자기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한 단계 정도는 더 파고 들 수 있는 생각을 해야한다. 그림 그리는 것이라면 자신의 그림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좋아하는지 묻는 것이다. 음악 좋아한다는 것은 듣는걸 좋아하는지 아니면 음악이 가진 힘이나 그 외의 어떠한 매력적인 것을 좋아하는지 묻는 것이다. 

머릿속의 1차원적인 단어를 이런식으로 한번 더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어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위에 열거된 것들은 모두 도구일 뿐이다. 도구를 휘둘러 자신이 원하는 가치관의 과녁까지 자신의 삶으로 달려가야 한다. 음악으로 뭘할건데, 그림으로 뭘할건데 등등에 대답이 가능한지 점검해야 한다. 정말 좋아하는 일은 도구를 활용하여 다른 것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예를든다면 “음악을 통해서 나의 이야기 – 작은것에 소홀하지 말자는 메세지 – 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정도가 되겠다. 그러니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은 자신의 가치관이 섞인 일에 관한 내용이다. 아이템이 아니라.  

나의 경우 좋아하는 일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의 조언이나 생각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기타를 가르치고 성장하는 모습을 관찰한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것을 계획하고 만들어 나가면서 그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함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창업에 관심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아이템이 아니고 특정한 업무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 두 가지는 굉장히 오랜시간에 걸쳐 일과 삶을 경험하면서 발견할 수 있었따. 그러므로 좋아하는 일은 어린 나이에, 혹은 하루 아침에 찾을 수 없다. 삶에 대해서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면서 천천히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로 업을 삼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하다가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발견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니 미친듯이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된다. 스펙을 쌓기 위한 경험은, 이력서에 한 줄 남기려는 경험은 취업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목적 자체가 삶을 위한 것이 아니다보니 깊이도 없고 필사적이지도 않다. 학문으로 배운 것과 몸소 체험한 사람의 차이가 여기에서 드러난다. 그러니 아직 자신이 실패가 허용되는 시기에 있다면 저의가 숨어있지 않은 순수한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확장시켜 몇 단계는 더 깊이 들어가야만 진짜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 그제서야 도구적인 이야기가 아닌 진짜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을 탐색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기 때문에 6개월 1년씩 오랜 시간을 두고 숙고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찾았어도 아닐수도, 달라질수도 있는게 좋아하는 일이다. 그러니 무언가를 스스로 발견해다고 해서 즐거워할 필요는 없다.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좋아하는 것 하나를 발견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2.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이렇게 찾은 좋아하는 일을 통해 생계를 영위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소원이다. 그러면 여기서 묻고싶은 것이 생길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사이에서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좋아하는 것은 자신이 구현할 수 있는 실력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을 말한다면, 잘하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어떤 계기를 통해 학습하게 되어 남들보다는 조금 더 나은 수준으로 잘 할 수 있게 된 일을 말한다. 좋아하는 일과는 별개로 잘하는 일은 서로 다른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이 둘 사이에서 직업을 고르고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갈등과 고민을 하는데 무엇을 선택하든 상관은 없다. 무얼 고르든 인내와 노력과 성취가 필요하다. 어떤이는 좋아하는 것은 따로 있고 생계는 잘하는 것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로 생계까지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에 생계가 되기 위해서는 ‘잘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구현하고 실현해낼 수 있는 실력이 내속에 존재해야 한다. 잘하는 것을 버리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뿐이다. 

위와같은 이유로 일을 선택할 때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나 잘 하는 일을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일은 노동을 돈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게 본질이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어야 하고 잘 하는 일이나 하고싶어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은 잘 벌어야 한다. 이 매커니즘이 깨지면 그 일은 결코 자신에게 짐이될 뿐 좋은 일이 될 수 없다. 좋은 지지기반이 없다면 삶이 무너질수도 있다. 좋아하는 일도 나중에는 싫어지고 잘 하는 일도 나중에는 지루해지며 하고 싶었던 일도 나중에는 하기 싫어진다. 무엇이 됐건 좋은 결과가 뒤따라야 되는 것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눈물나는 인내와 노력과 성취가 필요하다. 그래서 결과에 만족하면 그 일은 뭐가 됐건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둘중에 뭐라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지어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해야 안정감을 가지며 주도권을 쥐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3.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꾸릴 수 있을까?

좋아하는 것으로 먹고살 수 있는가에 대한 마지막 질문으로는 좋아하는 일을 통해 생계를 꾸릴 수 있는가이다.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꾸린다는 것은 직장을 다니면서 해결할 수도, 창업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좋아하는 일이라고해도 언제나 장밋빛은 아니다. 어찌됐건 일의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업의 유지를 위해 해야하는 일은 꼭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게 된다. 좋아서 하는 일이건 싫어서 하는 일이건 기본적으로 겪어야 하는 것은 똑같다는 뜻이다. 지루한 일, 의미없는 반복, 기본적인 행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반되어야 하는 온갖 잡다한 일들이 함께 딸려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기가 하고싶은 일만 한다는 것은 환상속에서나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은 이기적이다.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매출이나 실적의 압박이 없는 것이 아니며 업무량이 일과 시간에 끝날 정도로 적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심지어 일에 관한 내면의 어려움들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환경을 겪어내고 이겨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과연 어느쪽이 더 오래 견딜 수 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일 경우 더 오래 견딜 수 있다. 인내와 노력과 성취는 모든 업의 기본사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의 기본 태도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첫 질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바꿔야 한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에서 “내가 원하는 삶의 가치로 생계가 가능할까?”로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없다. 탐구만 있을 뿐이다. 그 무엇도 자신의 삶에 관한 탐구와 성찰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정처없이 떠도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2021년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