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스스로) 올해의 문장으로 선정했던 글. 미페이님이 페이스북에 썼던 한 마디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동시에 웃음이 하하학 하고 터져나왔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떠 올라서 그랬다.
해봐야 안한다라는게 무슨 뜻일까. 지칭하는 것은 좀 안좋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경험을 통해 된통 당해봐야 더 이상 그 일에 손을 안 댄다는 뜻일게다. 분명 맞는 말이다. 치킨집 하다 망한 사람은 주변에서 치킨집 한다면 뜯어 말린단다. 차라리 다른거 하라고. 분식집 하다 망한 사람도 마찬가지고, 식당하다 망한 사람도 마찬가지고,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해봤더니 안된다 하고 말리게 된다. 해봐서 안다는 것이다.
“내가 해봤는데~ 그렇게 하니까 안돼~”
“야 너 그렇게 하다 망한다”
이런 얄팍한 경험으로 조언을 열심히 해준다. 기껏해봐야 한 번 망해봤으면서. 해봐야 안한다는게 경험이 생긴다는 말도 되지만, 반대로는 ‘고작’의 경험밖에 해보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그러니 여러번 망해봐야 한다. 좌절을 말하는 것이다. 성공했을 때 보다 좌절 할 때 더 많은 생각을 한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미래를 다짐한다. 성공하면? 돈갖고 걍 쓰는데 시간을 허비한다. 생각을 하거나 깊이있는 시간을 가질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성공하다 고꾸라지면 그대로 쓰러지는거다.
해봐야 안 한다는 말은 ‘가늠할 줄 안다’는 말 뜻도 된다. 해보니까 이건 내 한계야, 이건 더이상 할 수 없는 일이야 라는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것은 오히려 어려운 좌절의 상황을 딛고 일어서게 만들어주는 자양분이 된다. 왜냐면 그 일에 대해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미련없이 돌아서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꼭 찍어 먹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알아챌 수 있나. 현명하지 않아도 냄새가 나니까 먹어보지 않아도 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의 양이 쌓이기 전에는 어찌 알 수 있으랴. 곧죽어도 먹어봐야 겠다는데. 이를 막을 방도가 없다. 직접 똥을 먹어봐야지. (윽!) 그러니 해본 사람의 경험과 안 해본 사람의 경험은 천지차다. 이 다음 순간 쓰러지고 말고의 기준이 될테니까.
“해봤더니, 이건 내가 할게 아닌거 같아”
“이건 나하고 안 맞는것 같아.”
그러므로 나의 한계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경험도 해봐야만 가늠할 수 있게된다. 이것 또한 경험에서 생기는 지혜다. 그러나 경험의 정도가 약하다보니 남들 안해도 다 아는걸 나는 해봐도 모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또 주변엔 얼마나 많은가. 뜯어 말려도 사지로 들어가서 결국에는 망하고 나오는 수 많은 자영업자들을 보자. 자영업 롱런은 말그대로 꿈이다. 성공에서 지혜를 얻는것이 아니라 실패에서 얻어야 정말로 위험하고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남 얘기를 들을때는 그 무게감이 우습게 여겨진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경험에 대해서는 코웃음 치기 일쑤다. 실패한 자들의 경험담을 절대 무시해선 안된다. 이들은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봐야 안한다는 말은 참 슬프지만 나보다 앞서 경험한 사람들이고 나보다 앞선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위대한 말이기도 하다.
(2013년 9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