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을 다니다가 사업을 하기 위해 사회로 나왔을 때 같은 기분을 느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니까. 보이는 게 없고 안목도 없으니까 그야말로 황무지에 서 있는 듯했다. 그럴 땐 방법이 없었다. 그냥 경험해 보는 수밖에. 그리고 최대한 해보는 수밖에는. 지지리도 소심하고 엉성한 경험을 밑천 삼아 입을 계속 벌렸다. 하다 보니 부유하는 듯했으나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는 했다. 경험은 할 거면 닥치는 대로 하는 게 여러모로 좋았다. 전방위적으로 경험하고 부딪히고 달려들면 할 일이 쏟아져 들어온다. 나는 일을 하나씩 쳐내면서 앞으로 나아갔지만 일은 언제나 혼자 오지 않고 질문과 함께 들이쳤다.
생각해 보니 공부란 것은 책상에 많아서 집중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부딪히면서 들었던 의문들, 해결을 위한 고민들, 그리고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에서부터 시작됐다. 일과 함께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딱히 해결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었다. 질문을 노트에 적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 이 질문이 시작되었는지, 내가 고칠 점은 무엇인지, 잘못된 질문은 아닌지 고민했다. 답은 주로 책에서 찾았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물어볼만한 어른도 없었다. 지금은 충분히 따를만한 멘토들이 많이 생겼다. 그때 같았다면 수 천을 주고도 배웠을 것이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나면 실행할 때 틀릴까 염려되어 소극적이 되어갔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한 줄 인사이트를 얻으면 그걸 실행해 보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했다. 공부는 한 줄인데 구현 방법은 무한대에 가까웠다. 그러니 될 때까지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한 줄을 익히는 건 머리가 아니라 몸이었다. 실제로 해보고 나면 그때 얻은 인사이트가 별게 아니었던 적이 많다. 큰 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돌부리 정도의 난관에 온갖 힘을 다 썼다. 그렇게 한 줄 한 줄 몸으로 새겨가는 게 내 공부 방법이었다.
나에게 학습이란 이런 것이었다. 몸소 부딪히며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수집하는 것으로 배워나갔다. 석학들의 책을 읽으면서 일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되는 건 없었지만 1mm씩 진보하기는 했다. 물론 실행하는 사이즈가 다르니 석학들의 이야기들은 내게 적용 시 안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내식으로 풀어가려고 노력을 해왔다. 그럴 수밖에 없다. 모든 사업은 핸드메이드 커스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공에는 방정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