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루틴을 만드는 것

새벽 3시에 잔다. 그리고 오전 9시 30분 정도에 일어나는데 침대속에서 주문 들어온 책을 배본사 프로그램에 입력하고일어나서 씻지도 않고 바로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한다. 글이 하루에 나오기도 하고 2-3일에 하나 나오기도 하지만 어찌됐건 오전 일과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루틴이다.

간단히 씻고 점심을 차려먹은 후 오후에는 본격적인 업무를 한다. 보통 교재를 제작하고 악보를 만드는 시간이다. 저녁 먹기 전까지 진행한다. 중간에 간식을 먹는다거나 아이와 논다거나 챙긴거나 한다. 도서관에 가거나 잠깐 마실을 나가기도 한다. 저녁을 먹기 전까지 일을 하는데 하루에 할당한 일까지만 진행을 한다. 만약 할 일이 남아있어도 저녁 먹을 시간이 넘어가면 정지한다. 그리고 새벽 시간에 한다. 그리고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나서는 가족과 함께 쉬는 시간을 가진 후 12시까지는 아무 일이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은 보통 홈페이지를 수정하거나 필요한데 하기 애매한 소소한 일들을 하는 시간이다. 할일 목록에 담겨있는 일들은 보통 이 시간에 진행하고 12시가 되면 정지한다. 일을 하다 마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지만, 시간에 맞춰서 빨리 끝내기 위해 속도를 내는 편이다. 시간을 되도록이면 지키는 게 낫고 업무 속도를 높이는 게 좋다. 

그리고 마지막 12시에서 새벽 3시는 글쓰기를 한다. 글쓰기 외에 독서나 야식은 이 때를 이용한다. 글은 티스토리에 쓴다거나 페이스북, 혹은 노트에 적는 시간이다. 목적한 바를 빨리 끝내게 되더라도 피곤하지 않으면 3시까지는 하루중 미비했던 일들을 마무리 하는 시간으로 삼는다. 이렇게 일 하는 것이 올해부터 쌓인 루틴이다. 작년에는 다른 루틴으로 살았지만 일을 집에서 하게 된 이시점에서 새로운 루틴을 만들고 기준을 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몸이 아직 거기에 반응을 하지 않아서 문제다. 여기에 잘 적응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인지하며 살아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일정은 언제든 바뀌는 것이고 추가되거나 망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본 루틴을 확고하게 하는 것은 어떠한 일이 닥쳐도 일정의 유연성을 갖게 만든다. 루틴으로 만들어진 일정이 없다면 하루 일정이 망가지는 건 순식간이다. 하루 뿐 아니라 며칠에 걸쳐 타격을 입기도 한다. 그러니 루틴을 잘 지켜놓으면 다른 일로 가득찼다가도 다시 일상의 루틴으로 돌아오는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요즘 그걸 경험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줄여나가고 있다. 생각하는 시간은 대부분은 망상하는 시간이니까 이것저것 떠오르기도 하고 그걸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지금처럼 업무량이 많은 상황이라면 닥치고 일을 해서 업무량을 채워야 한다. 우선은 닥치고 일하는건데, 닥치고 일 한지도 벌써 3년이 되어간다. 음.

(2020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