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

“저는 은퇴한 사람처럼 조금씩 일하면서 살고 싶어요.” 오랜만에 만난 이뜨레는 그다운 이야기를 했다. 최근의 삶을 돌아본다면 나 역시도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은 일종의 환타지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삶의 99%가 되는 일이 흔하기…

예전에 쓰던 글

예전에 쓰던 글은 홈페이지로 옮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런치와 메모장에 가득한 생각들 중 몇 개는 옮겨두었지만 이젠 그러지 말자 다짐하는 거다. 삶의 최전선에서 여전히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는데 이전의 글은 더욱 벌거숭이 같다. 몇년 사이 생각도 무르익어가고…

기억력 천재와의 대화

오늘은 강이님과의 점심 약속이 있어서 전철을 타고 서강대로 향했습니다. 가는 동안에는 다자이오사무의 에세이를 읽었는데요. 읽다보니 각주에서 놀라운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몇몇 작품들은 다자이가 말로 불러주면 아내가 그걸 받아 적는 구술방식으로 썼다는 겁니다. 저는 머리가 띵 해서…

04. 상대음감

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아버지는 사우디에서 일을 하고 오셨다. 한국에 방문하실 때마다 선물을 사 오셨는데 작은 병에 담긴 이브생로랑 향수 세트도 있었고 (분명 어머니 선물), 미 취학 아동을 위한 방바닥을 돌아다니는 비행기 장난감도 있었다. (분명…

잘못된 선택을 줄여나가는 방법

토요일 한낮의 올림픽대로는 말 그대로 꽉꽉 막혔다. 늦게 잔 탓에 피곤함이 눈꺼풀에 한가득 일렁였고 잠을 몰아내기 위해 창문을 열어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았다. 결혼식장인 수정교회는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에 다녔던 교회다. 대략 6-7년을 다녔는데 그 사이…

03. 데뷔무대

8-90년대 교회는 라이브 음악의 온실이었다. 그 시절에는 학생이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내가 아는 한 유일하게 밴드 음악을 볼 수 있는 곳은 가요톱텐에서였다. 당시 가요톱텐에서는 라이브로 반주를 하기도 했었다. 송골매가 나왔고…

핸드메이드 커스텀

… 직장을 다니다가 사업을 하기 위해 사회로 나왔을 때 같은 기분을 느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니까. 보이는 게 없고 안목도 없으니까 그야말로 황무지에 서 있는 듯했다. 그럴 땐 방법이 없었다. 그냥 경험해 보는…

여러분도 느리게 읽으시나요.

유유에서 나온 서평 쓰는 법을 읽다 보니 느리게 읽는 방식이 유행했었나 보다. 2016년에 출간된 책이니 그 유행은 아마 그보다 훨씬 전이었지 않을까. 나야 독서계? 와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기에 그런 유행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이미 느리게…

02. 기타는 거들 뿐

노방전도라는 게 있다. 길거리에서 예수님을 전도하는 일을 말하는데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인도 가장자리에 서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8-90년대에는 주일날 오전 예배가 끝나면 교회 주변을 다니며 전도를 하는 교회들이 많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쓰면서 배우기

체계가 잡히지 않으면, 확실히 중구난방해진다. 그래서 적고 기록하는 걸 넘어 그걸 구체화하고 가르칠 수 있어야 진짜 내 것이 된다. 내 삶을 기타를 치던 시절과 가르치던 시절로 나누어 본다면 나는 가르치던 시절에 더 많이 깨달았고 더…